'엄마는 블랙핑크, 아빠는 그냥 시민'은 사실 무엇을 보고 있을까? 설교로 풀 3가지 방향
설교 스페이스
'엄마는 블랙핑크 같아.' '그럼 아빠는?' '아빠는 그냥 시민.' 부모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본 아이의 천진한 대답이 화제가 되어, 커플 사진이나 영상에 다는 반응으로 재유행했어요. 꾸밈도, 눈치도 없이 보이는 대로 말하는 솔직함이 포인트죠. 웃고 넘길 밈 같지만, 이 한마디가 사실은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요.
표면 아래를 보면
'아빠는 그냥 시민'이 이렇게 웃긴 건, 어른이라면 절대 그렇게 말 못 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상대의 기분을 재고, 표정을 살피고, 상처 주지 않으려 말을 고르고 또 고르죠. 그게 배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얼마나 계산하며 사는지를 보여 줘요. 아이의 말이 이 세대를 웃기는 건, 그 안에 '나도 저렇게 눈치 없이 솔직하고 싶다'는 부러움이 섞여 있어서예요.
SNS의 시대라 더 그래요. 모두가 필터를 씌우고, 좋은 모습만 편집해 올려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보이는 건 위험하게 느껴지고요. 그런 세상에서 아이의 꾸밈없는 한마디는 잠깐이나마 숨통을 틔워 줘요. 진짜 질문은 '솔직한 게 좋냐 나쁘냐'가 아니라, '누구 앞에서 나는 필터를 벗을 수 있느냐'예요.
성경은 이 '어린아이 같음'을 천국의 열쇠로 삼아요. 다만 그걸 철없음이나 미숙함으로 두지 않고, 계산 없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자기를 낮추는 마음으로 읽습니다. 그래서 이 트렌드는 강단에서 귀여운 미담으로만 소비할 게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를 다시 물어 줄 좋은 접점이에요.
그래서, 설교로 푼다면
방향 하나. 돌이켜 어린아이처럼
이르시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마태복음 18:3-4 · 개역개정 ⓒ 대한성서공회
예수님은 어린아이처럼 자기를 낮추는 이가 천국에서 큰 자라고 하세요. '아빠는 그냥 시민'의 솔직함이 웃음을 준다면, 이 본문은 그 꾸밈없음이 사실 낮아짐과 맞닿아 있다고 짚어요. 계산 없이 있는 그대로 서는 것, 그게 천국의 자리예요.
⚠️ 함정. '어린아이 같이'를 유치함이나 무지로 오해하지 않게 조심해요.
이건 철없음이 아니라 신뢰와 겸손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방향 둘. 받들어 받는 나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고
마가복음 10:15 · 개역개정 ⓒ 대한성서공회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아이는 선물을 받을 때 자격을 따지지 않아요. 그냥 두 손 벌려 받죠. 하나님의 나라도 그렇게 받는 거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세요. 어른의 계산이 오히려 은혜를 밀어낼 때가 있어요.
⚠️ 함정. 이 귀여운 미담으로만 소비하고 본문의 무게를 놓치지 않게.
아이의 순수는 웃음거리가 아니라 나라를 받는 자세예요.
방향 셋. 어린 입의 찬미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시편 8:2 · 개역개정 ⓒ 대한성서공회
하나님은 어린아이와 젖먹이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세요.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꾸밈없는 입에서 나오는 찬미가 대적을 잠잠하게 한다는 거죠. 아이의 솔직함이 웃음을 넘어 힘이 되는 이유예요. 있는 그대로 하나님을 부르는 입이 가장 셉니다.
⚠️ 함정. 순수를 예찬하다 정직을 그저 무례함으로 미화하지 않게.
어린아이의 솔직함은 하나님 앞의 진실함이지, 남을 함부로 대할 면죄부가 아니에요.
세 방향 모두 '아빠는 그냥 시민'을 나무라지 않아요. 오히려 그 웃음이 그리워하는 걸 끝까지 밀고 가요. 필터를 벗고 있는 그대로 설 수 있는 자리는, 남 앞이 아니라 나를 지으신 분 앞이니까요.